ILM이 캐릭터에 약하다... 영화사상 최초 CG 캐릭터인 T.rex를 쥬라기 공원 1편에 내보이고, 2편에서는 밤이 아닌 대낮에 다수의 캐릭터를 끌어내어 "어두움"에 의존하지 않는 CG 캐릭터를 선보였는데요. 여기서 반지의 제왕이나 매트릭스 CG는 다소 어두웠던 것이 도움이 될 수밖에 없던 것도 말씀드려야겠네요. "마스크"는 일부러 카툰 스타일로 나간 것이니 말할 것 없겠고... 주만지에서 저는 그 정도의 이질감은 별로 못느꼈는데요. 캐나다에서도 보니까 아티스트들 자신은 별것도 아닌 것 같고 크게 생각하고 대단한 것처럼 얘기하거나 떠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가 아닌가요?
사실 캐릭터의 경우 ILM이 메카닉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CG업계 자체가 아직 실사 캐릭터는 안된다는 인식이 지금까지도 팽배한 경향이 있고, 따라서 ILM에 일을 맡기는 쪽에서 요구를 하지 않은 것도 많지 않습니까? 비 캐릭터가 주류인 시대에 비 캐릭터 쪽에서 앞서가지 못하는 것은 기술력의 결여일 경우가 많지 않나요?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의 경우 1편은 해리포터의 승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후 조 앤 롤링의 소설이 근대 판타지의 대가이며 신학자인 톨킨의 방대함과 깊이를 따라갈 수 없었고, CG가 아니라 스토리의 완패가 된 것 아닙니까? 인간의 이중적 본성을 내비친 골룸의 "페이셜 모션캡쳐"와 안구 움직임이 그 VFX 자체보다 대중의 심금을 울린것으로 기억하고요, 이것도 다 톨킨의 우수한 원작에 힘입어 영화가 "뜬" 것 때문 아닙니까? 도비의 내면연기는 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ILM이 죽었다 깨어나도 골룸의 수준이 될 수 없었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VFX가 아니라 원작의 수준 차이입니다. 더우기 웨타와 달리 한 영화에 목숨거는 스튜디오도 아니고, 스타워즈 기획 및 개발과 다른 것들을 병행하지 않았나요? 트랜스포머와 터미네이터 병행한 것처럼... 웨타도 사람 꽤 많다던데, 왜? D9과 Halo 병행해보지?
그 후 해리포터에 나온 용들의 경우 킹콩의 T.rex보다 더 우수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사실 웨타의 T.rex는 쥬라기 공원 1편의 T.rex보다 여러모로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요. 요즘 캐릭터 CG가 각광받기 시작하니 ILM은 분명히 VFX 업계의 최고임을 입증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종류에서 항상 최고를 차지하고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을 예전이나 지금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유동성 많은 아티스트나 장비와는 상대적으로 연관이 적지 않나요?
캐나다 엠버시? 훗... 제가 캐나다에 있었는데요, 엠버시에서 주요 샷을 자체 개발했답니까, 아니면 웨타에서 주는 데이터 "돌렸답니까?" 캐나다 스튜디오들 좋은 영화 리스트는 많이 거는데 역할과 샷을 잘 따져보면 주요 샷을 위한 어려운 기술개발 거의 없습니다. 미국 스튜디오들의 "설거지"가 주 업무입니다. 돈을 적게 받았다니, 좋은 샷 달라고 많이 조른 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영화에 나오던 캐릭터들이후반부에도 나올텐데, 리깅과 텍스쳐링까지 했으면 웨타가 엠버시의 데이터를 받아 작업했나요? 그야말로 엠버시가 웨타를 넘었네요?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이면 돈 안받고도 할 스튜디오 많이 있습니다. 그거 해보고 그 수준이다 말하려고. 한국 사람들도 돈없어 못하네 하죠. 그럼 슈퍼마켓 주인이 갑자기 MS의 주인이 되면 그거 운영할 수 있답니까? 픽사는 루카스가 잡스에게 판 겁니다. ILM의 한 부서였고 ILM 전체의 실력과 비교하면 아직도 한 중요한 부서정도? 맞습니다. 선망을 하건말건 픽사는 무시합니다.
문제는 지금 ILM과 비교한다는 겁니다. 다른 스튜디오들이 못해서가 아니라 ILM과 비교한다는 것이 문제란 말입니다. 저도 D2, Mill, Animal Logic 이런 스튜디오들 선망합니다. 픽사는 선망하지 않습니다. 이 글의 발제자, 그 친구분, 그리고 처음 댓글 쓰신 분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단순히 지금이 아니라 ILM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분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설마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말은 아니겠죠?
ILM이 VFX를 맡은 영화들이 잠시 흥행이 저조했다고 그 기반실력이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스토리가 개판이면 VFX로 커버되지 않습니다. 스타워즈 TV 시리즈 만들고 싱가폴 지사 만드느라 잠시 시간을 뺏겼어도 그러면서 만들어낸 것이 문어머리와 트랜스포머 등입니다. ILM은 분명히 각 시대가 요구하는 VFX의 최강자임을 증명해왔고, 또 "병행 양산"해 왔습니다. 웨타도, 픽사도, D2도 이렇게는 아직 못합니다. 아직도 격차는 큽니다. 웨타가 반지의 제왕 만들듯이 ILM이 병행작업, 지사 이런거 다 안하고 하나에만 몇년을 목숨걸었을 경우를 생각해 보셨나요? 바로 그게 Industrial Light and Magic vs. Weta Digital 입니다.